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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영 시인 / 시계 수리공의 장례식
모든 죽음은 정교하게 다듬어지고 남은 사람들은 시계를 보는 습관이 생겼다.
흰 벽에 걸린 시계가 물고기처럼 가고 있다. 저 부드러운 지느러미. 한 번도 만진 적 없어서 아름다운 지느러미. 한 번도 본 적 없어서 더 아름다운 지느러미. 나는 시계 속의 무량한 구멍으로 당신을 느낀다.
장례식에서도 시간의 주유소는 번창하고 있다. 울음을 뒤덮고 남은 웃음으로 지폐를 세는 손. 산 사람은 살아야, 하는 뻔뻔함으로 시계를 본다.
플라스틱 그릇에 담긴 국밥 한 그릇씩 앞에 놓고 심각하게 앉아있는 시간의 덩어리들.
당신은 두려운 이미지만 남긴 채 웃고 있구나. 평생 시계 속의 파닥거림에 몰두한 당신. 산 사람은 살아야, 하는 고단함으로 몸 안의 건전지를 갈아끼운다.
심장을 너무 많이 찌른 바늘이 마음의 귀신을 파묻기 위해 구덩이를 파고 있다.
계간 『경남문학』 2016년 여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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