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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차애 시인 / 차도르
당신의 안과 나의 바깥은 얇은 접점도 없이 몇 생의 어스름을 끌고 간다. 나의 웃음은 아직 당신에게 도착하지 못했다. 당신의 고요는 아직 함량에 이르지 못했다. 당신의 목록 속에 없는 나를 찾아서 그림자의 그림자까지 그늘진다.
포개진 길들이 거품처럼 끓어오를 때 오후 두시는 산화酸化를 시작한다. 오늘이 오늘의 감정을 덮어쓰듯 지금이 지금의 얼굴을 휘감듯 나는 다만 당신의 표정을 펄럭인다. 내 안에서 물갈퀴 돋는 소리를 바람만 듣는다.
내 입이 아가미처럼 뻐끔거리는 것을 오후 두시의 햇살이 따라 한다. 나의 바깥은 당신이지만 당신의 안은 내가 아니다. 아직 내 발자국은 당신의 발꿈치를 물지 못했고 당신의 눈빛은 내 귓바퀴에 이르지 못했다. 한 겹 행간 속으로 스며들지 못해서 당신의 문장은 아직 본문 바깥에 있다.
계간 『모:든시』 2018년 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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