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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원 시인 / 심야극장의 그랑 블루
심야는 심연이다. 불면이 일상인 자들의 심야극장.
그가 내려간다. 단 한 번의 숨으로 해저 50m 70m 100m . . . 두껍게 출렁이는 물의 천장 귀 먼 청동의 고독 속으로 그가 내려간다. 다정한 목소리를 외면하고 그가 내려간다. 홀로 객석에 앉아 그를 보는 동안 몸이 차가워진다. 물 속은 따뜻하다고 그가 말한다. 검은 양수 속으로 파랑(波浪) 없는 적막 속으로 따라가는 동안 앞자리 연인들은 입맞춤에 여념이 없다. 눈 먼 심해어들의 짝짓기는 어떨까? 우리 손가락 끝에는 비늘이 약간 남아 있다고 키냐르는 말했지. 영화는 데본기로 돌아가는 생의 무거운 돌림노래를 부르고 있다. 나선형의 물 계단 짚어가는 역진화의 시간 속으로 지느러미 없이 가고 있다. 다만 홀로, 끝없이 가도 가도 바닥 없는 마리아나 해구 같은 심야극장의 밤 지상의 프리다이버 나는 어느 지질시대의 어류인가?
계간 『시와 문화』 2017년 겨울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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