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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은 시인 / 동물성
구분되지 않는 우리를 무리라 부른다. 당신과 헤어지면 나는 나라는 개인(個人), 나를 꽃잎이라 부르면 당신은 바깥쪽은 무르고 속은 단단한 꽃잎.
당신이 내게 보석이면 당신이 탄생시킨 나는 뼈대 있는 보석 중 하나가 된다. 당신의 언약과 손가락을 사랑할 때 겨울과 봄이 동거하는 3월이 오고, 3월에 태어난 바람은 방황하는 개처럼 피부병을 앓는다.
진실되게 서로의 상처를 핥는 우리는 길을 잃고, 몰려드는 두 팔과 두 다리에 겁을 먹지만 우리끼리 있을 때 너울거리는 이, 격렬한 춤. 이러한 감정을 적폐라 부를 때 구태여 삼키지 않더라도 우리는 위태로운 절벽을 소화한다.
꽃도 짐승도 아닌 이미지를 소화한다는 것, 식물적인 상상을 한입에 털어 넣고 죽은 우리는 그저 골격이라 불리지만 통점을 자극하면 조금 더 크게 이빨을 드러내는 우리라는 무리,
죽음에 이르러야 깨우치는 동물성에 대해 날마다 이별하는 당신과 나는 산호다 자웅이체다.
계간『포지션』 2018년 가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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