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연 시인 / 외전 6
죽었다 살았다 하는 깜박이는 보안등 아래서 얼굴 반쪽이 있다가 없기를 반복 한다. 이별처럼 선한 방식이 있다니. 나는 오늘 감사하다. 너를 영원히 알 수 없었으니 또 감사하다. 층간소음처럼 지겨운 직박구리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사랑은 식어간다. 무엇인가를 위해서 울지는 않았다. 오직 남겨질 나를 생각했고
내가 식어가기를 기다렸다. 보안등 아래서. 몇 개의 맹세와 몇 개의 수식과 복잡한 네거리를 통째로 식히고 있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주문처럼 흔들리고 있다.
식었으니 편안하다.
웹진 『시인광장』 2016년 6월호 발표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송연숙 시인 / 키리에* 외 1편 (0) | 2019.05.28 |
|---|---|
| 유계영 시인 / 불안을 전달하는 몇 가지 방식 중에서 (0) | 2019.05.28 |
| 김송포 시인 / 암전의 다음 장면 외 2편 (0) | 2019.05.28 |
| 김제김영 시인 / 비로소 궁극 (0) | 2019.05.27 |
| 이정원 시인 / 꽃의 복화술 외 1편 (0) | 2019.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