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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김영 시인 / 비로소 궁극
모래 먼지 속을 아홉 시간 달려왔는데 이곳이 바다의 바닥이라 하네
갓 구운 토기처럼 모래언덕 즐비한데 이곳을 바다의 바닥이라 하네
깊어지고 깊어져 깊이를 여읜 이를테면 바다의 내일이 사막이라 하네
낙타풀이 제 가시로 저를 겨냥하는 것도 바람이 모래언덕에 지워질 발자국을 심는 것도 오늘의 바닥을 감싸 안는 일이라네
재빨리 모래 속으로 잠적하는 도마뱀도 한사코 달에 스며드는 빗방울도 어제의 그늘을 보살피는 것이라네
허실삼아 달을 살짝 건드려보면 좌르륵 바닷물이 쏟아진다네 물결무늬를 기억하는 모래언덕이 먼먼 전생까지 출렁거린다네
개미, 메뚜기, 딱정벌레가 드나드는 웅크린 기억들, 어둠 속에 떠오르는 저걸 굳이 달이라 해야 하나
저 언덕은 저 혼자 굴러서 지금에 닿았다네 이 빗방울은 맨발로 바다까지 걷는다네 이걸 굳이 모래언덕이라고 해야 하나
계간 『다층』 2016년 겨울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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