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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정숙자 시인 / 죽은 생선의 눈

by 파스칼바이런 2019. 6. 4.

정숙자 시인 / 죽은 생선의 눈

 

 

죽고 싶다. 죽어야겠다. (차라리)

 

그런 마음. 꺼내면 안 돼. 왜냐고?

 

저 머나먼

경계 밖에서

그랬잖아

 

살고 싶다. 살아야겠다. (진정으로)

 

그런 바람 포개다가 여기 왔잖아

엄마-wormhole을 통해 왔잖아

갖고 싶었던 그 삶

지금이잖아. 여기가 거기잖아

 

죽어본 적 없으면서 겁 없이 ‘죽음 희망’ 그런 거

품지 말자꾸나. 우리! 경험으로 죽는 건 괜찮지만

 

경험일 수 없는 죽음 속에서

 오늘 이 순간 아주 잊은 채

 

다시 태어나고 싶을 거잖아? 이게 몇 번째 생일까 생각해봤니? 만약 말이야. 그 비밀이 열린다면, 우린 또 얼마나 큰 후회와 자책/가책에 시달릴까 헤아려봤니?

 

접시에 누운 생선이 나를 바라보면서…

 

종을 초월한 자의 언어로 그런 말을 하더군

그로부터 난 생선의 눈을 먹지 않게 되었지

 

웹진 『시인광장』 2018년 11월호 발표

 


 

정숙자 시인

1952년 전북 김제에서 출생. 1988년 《문학정신》을 통해 등단. 저서로는 시집으로 『감성채집기』, 『정읍사의 달밤처럼』, 『열매보다 강한 잎』, 『뿌리 깊은 달』,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과  산문집 『밝은음자리표』, 『행복음자리표』가 있음. 웹진 『시인광장』 편집위원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