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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조민 시인 / 픽션들*

by 파스칼바이런 2019. 6. 4.

조민 시인 / 픽션들*

 

 

    흰 꽃을

    머리에 꽂았군요

    혹시 그는 죽은 건가요?

    이곳의 추모 방식은 꿈을 꾸는 거예요

    서서 자고

    앉아서 자고

    뛰면서 자는 거지요꿈을 꾸면서 걷는 거예요

    그는 매일매일 신열에 들떠 귓속말을 하고

    기쁘게 아프고 즐겁게 앓으면서

    하루에 한 번 죽는 사람

    귀에서 눈에서 모래가 흘러내립니다

    모래의 책*들

    그가 사랑했던 플롯은 화자가 없어요

    등장인물은 모두 독자입니다

    그 중 한 명은 살인자

    또 한 명은 불량배의 딸

    매번 다른 해석으로 깨어나는

    악몽, 우리는

    누구의

    화자인가요?

     

    * 보르헤스의 말

 

계간 『불교문예』 2015년 겨울호 발표

 


 

조민 시인

1965년 경남 사천에서 출생. 경상대 국어교육과 졸업, 同  대학원에서 석사학위 받음. 2004년 《시와 사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조용한 회화 가족 NO.1』(민음사, 2010)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