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석호 시인 / 겉을 적신다는 건
전깃줄에 내려앉은 텃새 한 마리 먼 산을 바라보며 비에 젖고 있고
그 아래 논둑에 올라 선 아버지 벼 포기를 바라보며 젖고 있다.
홀로 외줄에 올라선다는 건 아무도 모르게 꼭 쥐고 있어야 할 누군가 있다는 것.
젖을수록 팽팽해지는 저 평행한 외줄 두 가닥.
겉을 적신다는 건 말라있는 안쪽이 있다는 것.
저무는 빈 전깃줄 그 아래 빈 논둑.
이제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앉아 안쪽도 젖어 있을 것이다.
웹진 『시인광장』 2019년 3월호 발표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권정일 시인 / 발코니 (0) | 2019.06.12 |
|---|---|
| 권정일 시인 / 선택 외 1편 (0) | 2019.06.12 |
| 김인구 시인 / 닥치고 봄, (0) | 2019.06.12 |
| 정숙 시인 / 우포늪에서 외 1편 (0) | 2019.06.11 |
| 김명서 시인 / 파랑새증후군 외 1편 (0) | 2019.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