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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솔내 시인 / 발의 흔적
공중부양을 꿈꿨을 때는 미안 했었다. 스멀스멀 어깨에 날개 돋기를 바랬을 때도 그랬다. 흙길을 걷고 있을 때 살아 있다는 걸 알았다.
새 것일 때는 닿을 곳 안 닿을 곳 무턱대고 다녔지. 생각이 오래 머물고 쌓이면서 한 발짝 옮기기가 무겁고 무거웠다.
내어 딛을까 말까 내게 눈치가 보인다. 신기루 같은 삶이 깊어지고 나서 아니, 삶이 헌 것이 될수록 더 더욱 어렵다.
발길 닿았던 그 곳과 멀어져야 할 때 발길 닿았던 그 곳이 아득해 질때 부음처럼 서럽다.
인체의 최하층에서 비밀동맹으로 나와 살았던 그 발에게 이제사 사과한다.
축지법 없이 신발타고 다니며 슬쩍 남 인생을 베끼기도 했지만 어느 날 방향을 틀어 내 안으로 뚜벅 들어서는 맨발 마음에 소름 돋운다.
생의 큰 길에서 로그아웃 그때까지 두고 두고 꺼내보아야 할 발 맨발 그 한마디에 물들어 하마터면 열심히만 살 뻔 했다.
웹진 『시인광장』 2019년 3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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