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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시인 / 흔해빠진 연애
남의 집 강아지들은 연애질도 잘한다.
옆집 방실이는 어느새 여섯 번째 새끼를 낳았다. 머윗대 농사로 한몫 본 이장님 댁 야옹이는 밤마다 온갖 교태 담장을 뛰어넘어 딴 동네로 떠났다 싶더니 어느 날 귀여운 새끼 다섯 마리를 데리고 양지쪽을 차지했다.
봄날의 꽃바람 봄 향기는 휘날려 꽃가루 퍼지는데 흔해빠진 연애는 어디로 가나.
사랑 따위 연애 따위 아무 관심 없는 척하던 우리 집 몽순이 녀석. 철장 밖에서 발톱에 피멍 들도록 흙구덩이 파고 들어온 유기견 봉달이와 눈이 맞아 줄행랑을 쳤다.
흔해빠진 연애란 스스로의 수위를 높이는 것.
늦은 나이에 처녀딱지를 떼고 돌아온 늙다리 몽순이 사타구니가 닳도록 둔부를 핥다가 계면쩍은 듯 흘깃 주인의 눈치를 살핀다.
연애하기 가장 좋다는 호시절의 화양연화 나비처럼 팔랑팔랑 날고 싶은 봄날.
불완전한 완창(完唱), 마흔 몇 번째 노래가 시든다.
웹진 『시인광장』 2019년 3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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