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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최경미 시인 / 노숙의 변명

by 파스칼바이런 2019. 6. 22.

최경미 시인 / 노숙의 변명

 

 

      잡히지 않는 벽을 바라만 보다가

      그저 빗물처럼 스며들기를 기다렸지.

       

      차가운 심장을 만져본 적 있니

      붉은 장미로 뒤덮인

       

      가시에 찔려 피를 흘릴 때

      누가 곁에 있었던가.

       

      가시를 삼키는 일이야 노숙은

      정말, 당신은 기대기 좋은 곳이었을까.

       

      구르고 차이며

      무뎌지고 점점 뾰족해지는 지금을 잘라낼 수 없고

      방임된 어제와 오늘은

      나를 입고 과거를 벗어버렸어.

       

      붉은 입술을 가진 아침이 모퉁이를 돌아오는 소리.

      지린내로 얼룩진 도시에도 해가 뜨고

       

      악취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기댈 수도 넘을 수도 없는

      담장은

      무엇이 되어

 

웹진 『시인광장』 2019년 3월호 발표

 

 


 

최경미 시인

2015년 《서정문학》 51기 시부문 신인상 등단. 2018년 《시조시학》 신인상 등단, 2017년 역동시조문학상 신인상, 2017년 제13회 김장생 문학상 본상, 2017년 대한민국 독도문학상 대상, 2018년 한국시조문학상 본상 수상. 동인시집  『독도 플레쉬 몹1,2』 2016~2017. 현재 한국시조문학 진흥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