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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네잎 시인 / 그레코로만형

by 파스칼바이런 2019. 6. 22.

김네잎 시인 / 그레코로만형

 

 

파테르 자세를 취하고 있다.

 

너는 어떻게 이 지루한 밀착 속에서 너를 견디고 있는 건지 바닥은 우리에게 한없이 헤프고

 

한 방향에 익숙한 내 몸은 뒤가 항상 불안하다.

휘슬이 울리듯 붕대가 풀리면

어제가,

오늘이,

내일이, 한꺼번에 빨려들어간다.

역류하는 비명

틀어막아도 범람하는 안쪽.

피고름 속으로 휩쓸리는 잔인한 궁극.

 

패자부활전에서도 누군가는 또 패배한다. 모두 퇴장한 병실에 나만 사물처럼 던져진다. 매트 위가 흥건한데 끝을 끝까지 지켜보는 것은 언제나 소독약.

 

요즘 내 악몽은 잠에서 깨고도 여전히 내가 스탠딩 자세가 될 수 없다는 거다. 꿈속은 언제나 어두운데 고통만은 환하게 보인다.

 

웹진 『시인광장』 2019년 3월호 발표

 

 


 

김네잎 시인

2016 《영주일보》  신춘문예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