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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시인 / 바림
개를 그렸어
굵은 선을 넣고 채색하려니 개가 손을 물었어 붓질이 무거웠는지
위로만 끓는 주전자가 떠올라 덧칠을 하려다 힘을 뺐어
스테로이드제 퍼진 박동수로 미안해하지만
반드시 네 잘못인가
유전자를 포함한 스케치부터 덮어쓰고 덮어 씌우다 게웠어,
주린 배로 떨구는 껍질은 반듯한 사람도 낳는 기울기
나사 빠진 커피숍 탁자부터 긴장한 괄약근까지 삐거덕거리며 맞추려는 힘든 이미지야
싫어도 일방통행인 걸
그려졌어 나도, 묽기 조절을 시작했어.
웹진 『시인광장』 2018년 11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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