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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경 시인 / 저녁의 미래
밤에 장미가 지는 것을 보고 아름다운 편지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공간. 저녁의 미래, 지구의 밤. 편지에는 시계가 없었지. 별 같아서 언제나 과거에서 오는 별빛이어서 과거 없이 미래만 반복되는 지구여. 그러길래 편지를 쓰던 우주의 빛이 이젠 내 과거가 되어 무한히 반복되는 저녁의 미래, 장미가 지는 공간 안에서 편지를 쓸 수도 있었다. 어쩌면 저 별은 우주에서 이미 사라지고 없을지도 모르지만 와 다오 와 다오 과거인 별들이여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 링거병을 주렁주렁 달고서라도 별들이여 먼 과거의 미래를 네 눈 속에 안약처럼 날 넣어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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