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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한소운 시인 / 무궁화 열차

by 파스칼바이런 2019. 7. 28.

한소운 시인 / 무궁화 열차

 

 

절실하지 않아도 이별은 쓸쓸하여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느린 강물 같은 기차.

철컥철컥 마음을 흔듭니다.

비행장도 ktx도 없는 안동역.

갑자기 술래가 된 듯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두 번 세 번

뒤 돌아봅니다.

 

텅 빈 객실, 어디에 숨어야할까요.

철커덕철커덕 창밖의 풍경만 무심히 쳐 냅니다.

조금 전에 헤어진 사람보다도

더 외로운 기차.

 

슬프도록 아름다운 길 하나가

기차의 꽁무니를 따라 갑니다.

차창 밖 나비의 눈썹 끝에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웹진 『시인광장』 2018년 10월호 발표

 

 


 

한소운 시인

1998년 《예술세계》를 통해 등단. 저서로는  시집으로 『그 길 위에 서면』, 『아직도 그대의 부재가 궁금하다』, 『꿈꾸는 비단길』 그리고 예술기행집 『황홀한 명작여행』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