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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임승환 시인 / 복제술

by 파스칼바이런 2019. 8. 1.

임승환 시인 / 복제술

 

 

      복제가 가능한 여인을 그린 ‘사반느’란 소설을 읽다가

      네이버 검색창에 ‘임승환’을 찍네.

      인터넷 세상은 나도 모르는 나를 복제중이네.

      286명, 어쩜 조금 더 넘는 수의 사반느가

      원본의 사반느를 흔드네.

       

      독립이 독자가 되고

      사랑이 사심이 되어

      근본을 알 수 없는 글자들이 보이고

      검색 1순위 임승환은 정치인

      2순위 임승환은 기자.

       

      국세청 강력 조사계의 수차에 걸친 세무조사는

      세상에 여자 임승환은 오직 둘뿐이라 밝혀주어서

      바지를 입은 그들을 보고도

      사반느의 무덤에 참배하는 사반느가 되는데

       

      하체를 가린 너는 또 어떤 임승환.

      바람둥이 할배 상주명단에

      네 이름 석 자 올라온다면

      난 출판사 간판대신

      상장을 매달고

      시집 표지에 죽은 시인의 시체를 그려 넣겠네.

       

      가슴을 내놓은 시가 돌아다니는 동안

      내 젖을 물지 않는 시가 비썩 마르고

      나체의 임승환이 등단했네.

      임승환 시가 도대체 몇 개 일까.

 

웹진 『시인광장』 2018년 10월호 발표

 

 


 

승환 시인

세종대학교  졸업 및 同 대학교 대학원 졸업. 2008년 계간 《문학 ․ 선》으로 등단․ 저서로는 시집으로 『첨성대』, 『노마드 사랑법』과 가곡집『사랑의 노래』가 있음. 현재 한국시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