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희 시인 / 폭염
입에 넣어 주던 것이 버찌였나. 붉은 얼룩이 주루룩 열정마저 물러버린 막막함이 다시 왁자하게 울음을 놓는다.
밟힌 목련처럼 대책 없는 소란의 계절. 새벽 세 시는 넘치는 부재 은밀한 압박 웅크린 등 뒤로 마구 달려들어 쪼그려 앉아 빽빽한 삼나무 숲 그리면 돌아가고 싶어 붉어진 등 뒤와 머물지 않을 시푸른 자존이 엎어놓은 몽환의 그림자 강물로 흐르지.
귓전을 타고 흐르는 스메타나의 몰다우 간극을 좁히는 물 따라 몸이 촘촘해져 무른 시간 달래다 희부연 모퉁이 내게로 돌아오는 길 잃어 오래도록 붉어
웹진 『시인광장』 2018년 10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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