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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숙 시인 / 눈이 온다, 무언의 증인처럼
벌판에 나무 역광으로 서있다. 허공 속으로 뿌리 내렸다. 팔 벌린 가지에는 이파리 한낱도 없다. 눈썹 쓸 듯, 쓸어가는 구름 묵음으로 내리는 하늘 그림자.
한 발짝 건너 또 한 발짝 근처가 없는 사람의 집, 그 어디쯤에서 발자국 풀어 살아도 되겠다.
사람이 살기도 하고 살지 못하기도 하는, 아무나 함부로 들어서지 못하는 땅, 나도 저 땅에 발 들여놓은 적 있다. 구릉에는 푹푹 눈이 쌓이고 비밀의 보유자들이 무언의 증인처럼 왔다가는 돌아서야 하리라.
지도에도 없는 나라. 가는 길은 달라도 번개와 우레가 들끓어서 고요하게 피어나는 꽃, 구름이 땅에서 돋아 하늘로 간다. 발바닥은 쉴 곳을 모른다는데
웹진 『시인광장』 2018년 7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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