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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훈 시인 / 수기경(受記經)
밤이 지나가며 흘린 실밥 그믐달 끝단에 살짝 걸린 기별(記別) 무심결의 승방에 뱅그르르 돌고 있는 단추 누가 떨어뜨렸을까 바람이 전하는 말을 바라보며 새벽을 기다렸다
절집을 지울 듯 누르는 눈보라 다시 경(經)을 닫는다
멀리 나부끼는 빛이 건널목에 서 있는 머리카락 위로 떨어진다 읽을 수 없는 꽃자루에 써진 글씨 신호등 바로 앞에서 나부끼는데 마음을 다해 하나만을 섬겼는데 까닭을 알 수 없다 오늘을 찾아온 팔만개의 꽃잎이 쏟아져 내리는데
웹진 『시인광장』 2018년 6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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