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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박지우 시인 / 어느 날의 수묵화

by 파스칼바이런 2019. 5. 21.

박지우 시인 / 어느 날의 수묵화

 

 

  짙다, 너무 가까이 와 있었고

  누군가 빗방울을 던졌다.

 

  어제는 보라, 오늘은 빨강

 

  한 얼굴이 우산을 들고 나오면 행간이 축축해졌다.

 

  엄마를 읽고 있던 12쪽이 사라졌다.

 

  창문이 필요해

  햇볕이 뛰어놀다 무릎 깨진 마당으로

 

  한 다발의 바람과 한 무더기의 달개비 꽃을 끌고 간다.

 

  누군가 빗방울을 던진다.

  턱을 괴고 있는 엄마의 발등으로 쏟아진다.

 

  자결하는 시간을 자꾸 나누지 말아요.

 

  투둑, 투두둑

  시간을 흡수하는 엄마가 젖는다.

 

웹진 『시인광장』 2018년 6월호 발표

 

 


 

박지우 시인

충북 옥천에서 출생. 2014년 《시사사》 로 등단. 시집으로 『롤리팝』이 있음. '현재 〈시시〉 동인으로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