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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우 시인 / 어느 날의 수묵화
짙다, 너무 가까이 와 있었고 누군가 빗방울을 던졌다.
어제는 보라, 오늘은 빨강
한 얼굴이 우산을 들고 나오면 행간이 축축해졌다.
엄마를 읽고 있던 12쪽이 사라졌다.
창문이 필요해 햇볕이 뛰어놀다 무릎 깨진 마당으로
한 다발의 바람과 한 무더기의 달개비 꽃을 끌고 간다.
누군가 빗방울을 던진다. 턱을 괴고 있는 엄마의 발등으로 쏟아진다.
자결하는 시간을 자꾸 나누지 말아요.
투둑, 투두둑 시간을 흡수하는 엄마가 젖는다.
웹진 『시인광장』 2018년 6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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