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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희 시인 / 휘파람
길을 걷다 주저앉고 싶어질 때면 아버지의 휘파람소리가 생각난다
비눗방울처럼 톡톡 터지며 맑고, 투명하던 그 소리에 우리는 깔깔거리며 키가 자랐고
작업복 바지마다 풀물로 얼룩진 고단하고 쓸쓸한 생활을 동그랗게 모아 휘파람 불던
서서 꿈꾸는 나무처럼 아버지가 불렀던 휘파람소리는 어느덧 내 입으로 전해져 나는 초록으로 싱싱하게 물이 든다.
시집 『그리움은 오솔길에 있다』 중에서
최대희 시인 / 홍시
울타리 너머로 잎을 다 떨군 앙상한 가지 끝에 남은 홍시 두 알 바알갛다 신작로를 향해 끊어질 듯 이어진 좁다란 길을 따라 보이지 않을 때까지 자식을 배웅하는 어미의 충혈된 눈동자 곧 땅으로 떨어질 듯 아슬하다.
시집 『그리움은 오솔길에 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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