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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최서진 시인 / 자정의 심리학자

by 파스칼바이런 2019. 6. 2.

최서진 시인 / 자정의 심리학자

 

 

  사람을 만나면 어항 속 같은 슬픔을 알게 된다.

  조금 더 멀어졌다 쏟아지는 별

  무수한 빛깔을 알아볼 수 있도록 심리학을 읽는다.

  표정만 봐도 안다는 당신들의 말은 주저함이 없다.

  먼 곳에서 사람이 오는 것을 빗소리처럼 듣는다.

  어깨 너머에도 얼룩이 있다.

  전쟁과 수렵이 적나라하게 기록되는 밤

  우리가 다 함께 이 긴 터널을 통과할 수 있을까.

  기마에 뛰어났지만 그래도 가장 슬픈 건 나일 것이다.

  그것이 내가 자정에 어항을 청소하는 이유다.

  밤새도록 닦고 또 닦는 것이 나에게 잘 어울린다.

  물고기가 숨죽이고 물고기를 분석하고 있다, 먼 오해로부터

 

 계간 『문학나무』 2017년 여름호 발표

 

 


 

최서진 시인

충남 보령에서 출생. 2004년 《심상》으로 등단. 한양대학교 박사과정 졸업. 시집으로 『아몬드 나무는 아몬드가 되고』(천년의시작, 2016)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