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윤학 시인 / 오동나무
남녀 고등학생이 배낭을 메고 하드를 먹고 있다. 하드 껍질은 바닥에 뒹굴고 있다. 하드 막대기들 밟혀 때를 묻히고 있다. 아린내 풍기는 오동나무 오동꽃이 피어 아린내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간다. 생선트럭 스피커 지나온 길을 내다보고 있다. 조수석에 앉아 잠이 든 생선장수 벗은 발바닥 앞유리에 고랑내 발지문을 문지르고 있다.
수천 장 오동잎이 새로 돋고 수천 송이 오동꽃이 냄새를 퍼뜨렸다. 버스가 커브를 돌아 나왔다. 교회 스피커에서 종소리가 울렸다.
이윤학 시인 / 땡감
담을 넘어온 감나무 가지에 땡감 하나가 달려 있었다
창문을 열 때마다 마주친 땡감 하나
감나무에 열린 무수한 땡감을 잊었다
계간 『정인문학』 2006년 봄호(창간호) 발표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지하선 시인 / 매미가 뜨겁게 우는 이유 외 1편 (0) | 2019.06.10 |
|---|---|
| 강신애 시인 / 파내온 나무 그림자 외 2편 (0) | 2019.06.10 |
| 최문자 시인 / 오렌지에게 (0) | 2019.06.10 |
| 최형심 시인 / 속눈썹에 잠들다 (0) | 2019.06.10 |
| 장유정 시인 / 외과의사 B (0) | 2019.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