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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이윤학 시인 / 오동나무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19. 6. 10.

이윤학 시인 / 오동나무

 

 

  남녀 고등학생이 배낭을 메고 하드를 먹고 있다.

  하드 껍질은 바닥에 뒹굴고 있다. 하드 막대기들

  밟혀 때를 묻히고 있다. 아린내 풍기는 오동나무

  오동꽃이 피어 아린내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간다.

  생선트럭 스피커 지나온 길을 내다보고 있다.

  조수석에 앉아 잠이 든 생선장수 벗은 발바닥

  앞유리에 고랑내 발지문을 문지르고 있다.

 

  수천 장 오동잎이 새로 돋고

  수천 송이 오동꽃이 냄새를 퍼뜨렸다. 버스가

  커브를 돌아 나왔다. 교회 스피커에서 종소리가 울렸다.

 

 


 

 

이윤학 시인 / 땡감

 

 

  담을 넘어온 감나무 가지에

  땡감 하나가 달려 있었다

 

  창문을 열 때마다

  마주친 땡감 하나

 

  감나무에 열린

  무수한 땡감을 잊었다

 

계간 『정인문학』 2006년 봄호(창간호) 발표

 

 


 

이윤학 시인

1965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동국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으로 『먼지의 집』 『붉은 열매를 가진 적이 있다』 『나를 위해 울어주는 버드나무』 『아픈 곳에 자꾸 손이 간다』 『꽃 막대기와 꽃뱀과 소녀와』 『그림자를 마신다』 등이 있고, 산문집 『환장』, 장편동화 『내 새를 날려줘』 『왕따』 등이 있다. 김수영문학상, 동국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안도현, 나희덕,박형준 김선우 등과 함께 '시험'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