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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란 시인 / 그래서, 안녕 곡우씨
그토록 보고 싶던 꽃 시절을 저만치 밀어내고 혼자만 "아프다, 아프다" 웅얼거렸는데 세상 밖에서는 분분히 꽃비가 젖었다 연분홍 환호가 쿵 쿵 쿵 가슴을 짓찧는다 풍경은 그 야단에 무디어지고 미어져서 오래 번지는 비로자나불처럼 고요에 들었다
"그대가 기억하는 나는 누구게?" 그런 대처에 꽃은 피고 "얼마나 기다렸을지 알기나 해?" 지나가는 걸음을 멎게 하는 향기 채근하지 않고, 꽃잎 지면 향기도 날아가 버린다 "먼저 간다 말도 없이 가는 일..." "산다는 일이 너무 쓸쓸하고 눈물 나고 그리워서" 더는 못참겠어
나, 날아간 후에 너 거기 남아 희미해지고 "오래오래 기억해달라고말하지만 빨리 잊어주길 바래"라고 생각 하지 남는 건 억장뿐인데 잡히지 않는 것들, "잡히지 않는 것도 업보라고 애써 웃어보는 낮달맞이 같아"
나, 그렇게 가리라 원래 없던 것처럼 "네가 허투로 나를 버렸어, 아주 오래전에- " 너의 그 말들도 곧 사라지리라
이렇게 가면 다른 시절, 여름이 네 울음처럼 맺히고 "봄이 푸른 소매자락을 활짝 열면 그게 열음이었어" 내 사랑했던 사람을 다 두고 간다 너무너무 소중하고 집착해서 다버린다 는 말을 그대는 알까 그래서, 비로소 장엄이라
웹진 『시인광장』 2018년 5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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