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영 시인 / 얼음
겨울을 들고 서 있는 내게 흐르는 어떤 소리도 들을 수가 없어, 네가 물었을 때 물의 가방 열어 보일 수 없었어 나는 지금 숨소리야 차가움이야 한때의 속삭임이야 나는 이제 속도가 없어 너의 등이 차가워졌을 때, 나는 불투명한 세상을 그 가방에 넣었지, 그 후로 꺼내보지 않았어 그때 너는 투명하지 않은 유리였을까 왼쪽 눈이 시려 너를 건너려다 자주 미끄러졌지 녹는 것에 자신 있다는 너에게 나는 아직 얼음이야
계간 『시와 정신』 2017년 가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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