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악 시인 / 패배자의 소원
실직한 「마도로스」와 같이 힘없이 걸음을 멈췄다 ㅡ이 몸은 異域의 황혼을 등에 진 빨간 심장조차 빼앗긴 나어린 패배자(?)ㅡ
天使堂의 종소리! 한 줄기 애수를 테- ㅇ 빈 내 가슴에 꼭 찔러놓고 보이얀 고개(丘)를 추웁게 넘는다 ㅡ내가 미래에 넘어야 될......
나는 두 손을 합쳐 쥐고 발광한 천문학자처럼 밤하늘을 오래 오래 치어다본다
파ㅡ란 별들의 아름다운 코라스! 우주의 질서를 모기(蛾)소리보다도 더 가늘게 속삭인다 저-별들만이 알아줄 내 마음! 피묻은 발자욱!
오- 이 몸도 별이 되어 내 맘의 발자욱을
하이얀 대리석에 은끌로 조각하면서 저-하늘 끝까지 흐르고 싶어라 ㅡ이 세상 누구의 눈에도 보이잖는 곳까지......
월간 《신인문학》1935년 3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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