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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근대)

김동환 시인 / 赤星을 손가락질하며

by 파스칼바이런 2019. 5. 8.

김동환 시인 / 赤星을 손가락질하며

 

 

  北國에는 날마다 밤마다 눈이 오느니

  灰色 하늘 속으로 눈이 퍼부슬 때마다

  눈속에 파뭇기는 하 - 연 北朝鮮이 보이느니

 

  갓금가다가도, 당나귀 울니는 눈바래가

  漠北江 건너로 굵은 모래를 쥐여다가

  추움에 어넛허는 白衣人의 귈뿔을 따리느니

 

  춥길내 멀리서 오신 손님을

  부딕이 挽留도 못하느니

  봄이라고 개나리꽃 보러온 손님을

  눈발퀴에 실어 곱게도 南國에 돌녀 보내느니

 

  白能이 울고 北浪星이 눈깜빡일 때마다

  제비가는 곳 그립어하는 우리네는

  서로 부둥켜 안고 赤星을 손가락질하며 永原 벌에서 춤추느니 -

  모닥불에 비최는 異邦人의 샛파란 눈알을 보면서

 

  北國은 춥어라, 이 추운 밤에도

  江년에는 密輸入 馬車의 지나는 소리 들니느니

  어름짱 갈니는 소리에 방울 소리는

  잠겨지면서

 

  오, 저눈이 또 내리느니 보-얀 눈이

  北寒으로 가는 移舍꾼 짐 우에

  말업시 함박갓흔 운이 잘도 내리느니

 

월간 『금성(金星)』 3호, 1924년 5월호 발표

 

 


 

김동환 [金東煥, 1901.9.21~?(납북)] 시인

1901년 함경북도 경성(鏡城)에서 출생. 본관 강릉. 호 파인(巴人). 창씨명(創氏名)은 시로야마 세이주[白山靑樹]. 중동(中東)학교를 졸업. 일본 도요[東洋]대학 문과 수학. 1924년 시 〈적성(赤星)을 손가락질하며〉로 《금성(金星)》誌에 추천을 받고 문단에 데뷔. 1925년 한국 최초의 서사시(敍事詩)로 일컬어지는 대표작이며 동명 시집인 《국경의 밤》을 간행.

민요적 색채가 짙은 서정시를 많이 발표하여 이광수(李光洙) ·주요한(朱耀翰) 등과 함께 문명을 떨침.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기자로 근무. 1929년 월간지 《삼천리(三千里)》를 창간. 1938년 《삼천리문학(三千里文學)》 발간. 1939년 총독 미나미[南次郞]의 <새로운 동양의 건설> 등을 《삼천리》에 실어 잡지의 내선일체 체제를 마련한 그는 1940년 국민총력조선연맹 문화위원, 1943년 조선문인보국회 상임이사 등을 지내면서 적극적인 친일파로 변신. 1950년 6 ·25전쟁 때 납북되었으며 이후의 행적은 알 수 없음. 저서로는 『승천(昇天)하는 청춘』, 『삼인시가집(三人詩歌集)』(李光洙 ·朱耀翰 공저), 『해당화』 등과 그외 다수의 소설 ·평론 ·수필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