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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돈형 시인 / 간판
너는 복권방 평상에 앉아 다리를 떨고 있다 복이 새 나간다는 말을 몇 번 들려주었지만
올해는 태풍의 발생빈도가 적고 북상하는 태풍이 없어 8.15 광복절 특사를 위해 꽂아놓은 길거리의 태극기만 간판 앞에서 휘몰아친다
복권방처럼 복을 파는 데가 있다면 간판의 이름은 뭘까 복 방, 복 파는 곳, 대한민국에서 제일 싸게 파는 복 집? 우리는 낄낄거리다가
그래도 그렇지 개나 소나 사면은
너는 국기처럼 다리를 흔들며 달아날 복이라도 갖고 태어났으면 나를 만났겠냐고 평상에 앉아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을 핥으며 즉석복권을 긁는다
통과
그래도 월요일이 빨간 날이잖아 너에게만 온 복처럼 말하는 동안에도
태극기 휘날리는 날에 빽 간판은 철문을 열고 굴러 나온다
시집 『우리는 낄낄거리다가』(천년의시작, 2017) 중에서
이돈형 시인 / 태그
얼굴이 닿으면 상황이 될 때까지 눈을 마주칠 수 없는 우리는 매번입니까
붙어먹으려야 붙어먹을 수 없는 환호입니까 야유입니까
애매한 몸은 순간순간 ‘짓’이 되어도 상관없습니까
환호와 야유를 먼저 선언하고 천천히 웃거나 비웃어도 되겠습니까
등은 활보의 증거로 채택될 수 있으니 조금 돌려주시길
영역은 오직 당신이었으니 흘러내린 나도 약간의 호흡이 필요합니까
손이 사라진다면 아웃입니까, 세이프입니까
시집 『우리는 낄낄거리다가』(천년의시작, 2017)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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