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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옥 시인 / 봄
몰려온다
양, 떼로 몰려온다
바리게이트가 중심을 못 잡을 것 같아 단단히 무장을 하고 문을 열었다 소년은 간 데 없고 말랑말랑한 솜털이 시야에 가득하다 적이 아니면서 치고 들어오는, 저 입으로 훅 불었다 가슴의 경계가 휘청인다 마른 풀밭이 촉촉이 일어서며 묵은 뗏장 부추겨 떼를 쓰고 오는 떼 소년은 어디가고 나를 깊숙이 넘어오는 발자국, 저
비수
시집 『나비의 시간』(현대시학, 2016) 중에서
이연옥 시인 / 늪, 태양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
그가 뿌려놓은 어둠은 수렁이다 더듬더듬 짚어가다 주저앉은 그 자리 꿈틀거릴 적마다 빠져드는 늪
깊이 내려앉는다 그의 명령이다 아무도 대신 죽어주거나 끌어주지 않는 끓는 피가 콜로세움에서 튈 곳을 찾는다
그에게 흠뻑 젖어든 건 어쩌면 혼돈
어둠과 새벽에게 끌려온 아침이 허둥대는 동안 태양이 중천을 장악하는 동안 새로움이 새로움을 낳고 새로움이 새로움을 낳고
새로움이 패러다임이다 뿌려라, 어둠
시집 『나비의 시간』(현대시학, 2016)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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