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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송포 시인 / 귀
고흐가 내게로 온다 어둠에서 짖어대는 고요를 듣기 위해 내게로 온다
말러의 대지의 노래와 랭보의 바람 부는 소리 골방에서 가난을 삼키는 소리 먼 기적 같은 다듬이 소리 칼로 천둥 가르는 소리 햇빛이 창살 틈에 베어 나오는 소리
문을 닫고 흔들리는 캔버스에 붓을 칠했다
당나귀를 사랑한 백석은 밤에 오지 않을까 낙타의 등을 타고온다더니 저 멀리 상여 메고 곡하는 어르신을 따르던 아이는 뱃속에서 밤낮으로 배를 찼다
지하철에서 동전그릇 내미는 아저씨 흘러내리는 젖을 빨아 먹는 아기 어둠에 문이 닫힌 달팽이는 갈 곳 없어 물끄러미 나에게로 왔다
이 모든 웅얼거림을 닫아 편안하신지요 빈센트 반 고흐
시집 『부탁해요 곡절 씨』(시인동네, 2016) 중에서
김송포 시인 / 기타를 삼키다
호흡을 겪는다
나무통을 두드리며 터치하는 것으로 관통을 하였으나 손이 현란할수록 심장을 감싸고 맥박이 거세진다
가슴으로 안을 수 있는 기타가 당신을 품는다 내가 주는 만큼 그가 기울어 있다 스스로 다듬어놓은 칼날처럼 날카롭게 반응한다 현은 어둑한 달빛에 길을 잃는다 철로를 이탈한다
탱고도 캉캉도 전설도 로망스도 기타 연주에 동맥이 풀린다 발바닥이 돌고 강이 흔들린다 파장으로 노래를 듣고 치유의 성물을 주는 기타리스트, 나의 아픔이 공명으로 돌아온다
유리창을 넘는 흐느낌,
열개의 손가락으로 앙망하는 자를 달래주는 저 신의 손, 횡격막을 두드린다
새벽을 듣는다
시집 『부탁해요 곡절 씨』(시인동네, 2016)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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