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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석 시인 / 아르페지오
햇살이 너무 맑으니 어디 초록 그늘에라도 가서 속죄하고 싶다 매혹의 푸른 열매에 넋 잃고 돌아오지 않는 나를 불러 로자 룩셈부르크의 죽음과 아, 총성 속의 마지막 공포와 결단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미친 서정시에 대하여 말해주고 싶다
몸이여, 나를 놓아다오
시집 『그리운 명륜여인숙』(시인동네, 2015) 중에서
오민석 시인 / 꽃피는 봄날에 더 참담하게 만나자
누구는 절반의 희망과 절반의 절망을 말하지만 지금 할 일은 참혹한 시간 속으로 더 들어가는 것 애인들은 등을 돌리고 꽃들은 마침내 졌다 지금 할 일은 믿음, 희망, 미래, 이런 단어들을 잠시 버리는 것 더 혹독하게 살의 냄새를 맡는 것 유령들과 작별하고 염통의 지도를 다시 읽는 것 아, 또다시 삶에 속은 자는 지게를 지고 다시 생계를 향해 가네 지금은 더 참혹하게 무너질 때 알몸의 비극과 결혼할 때 손쉬운 작별들과 작별할 때 그러니 벗들, 꽃피는 봄날에 더 참담하게 만나자
시집 『그리운 명륜여인숙』(시인동네, 2015)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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