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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시인 / 남산 위 자물쇠
겨울 산과 봄 냇물 체크무늬 남방과 복숭아 향 샴푸 포옹과 입맞춤 노을 빛 공원과 밤의 전망대를 잇는 난간에 걸린 자물통의 행렬들 싸움과 포기 ‘헤어져’와 묵묵부답 팔각정 마당 비둘기만큼 많이 남산타워만큼 까마득히 연인들이 채우는 이 순간과 관리인이 끄를 저 순간을 포갠 남산 위 자물통 중국의 태산에도 있다는 연인들의 습관 세상 어디에도 있을 라운드 티로 갈아입어도 라벤더 향 샴푸로 바꾸어도 양탄자 무늬 속 홍보석 같이 먼지로 뒤덮인 시간을 터는 순간의 영원을 기원하는 사랑의 형식 사랑의 징표로 남은 남산 위 자물쇠 남산 위 저 소나무 대신 남산 위 자물쇠 체크무늬 남방을 꺼내 입어도 복숭아 향 샴푸로 다시 감아도 누가 풀어도 풀리지 않을 누가 잘라도 잘리지 않을 사랑의 바깥을 잠근 은빛 쇠뭉치
웹진 『시인광장』 2019년 5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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