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목월 시인 / 난(蘭)
이쯤에서 그만 하직하고 싶다. 좀 여유가 있는 지금, 양손을 들고 나머지 허락 받은 것을 돌려보냈으면 여유 있는 하직은 얼마나 아름다우랴. 한 포기 난(蘭)을 기르듯
애석하게 버린 것에서 조용히 살아나고 가지를 뻗고, 그리고 그 섭섭한 뜻이 스스로 꽃망울을 이루어 아아 먼 곳에서 그윽히 향기를 머금고 싶다.
난(蘭).기타(其他), 신구문화사, 1959
박목월 시인 / 달
배꽃 가지 반쯤 가리고 달이 가네.
경주군 내동면(慶州郡 內東面) 혹(或)은 외동면(外東面) 불국사(佛國寺) 터를 잡은 그 언저리로
배꽃 가지 반쯤 가리고 달이 가네.
(시집 {산도화}, 1955)
박목월 시인 / 불국사(佛國寺)
흰 달빛 자하문(紫霞門)
달 안개 물 소리
대웅전(大雄殿) 큰 보살
바람 소리 솔 소리
범영루(泛影樓) 뜬 그림자
흐는히 젖는데
흰 달빛 자하문
바람 소리 물 소리
산도화(山桃花), 영웅출판사,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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