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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교 시인 / 비리데기의 여행(旅行)노래
게 누가 날 찾는가 날 찾이리 없건마는 어느 누가 날 찾는가 베려라 베리데기 던져라 던지데기 깊은 山中 퍼버려라 퍼버려라 (黃泉舞歌 中 「비리데기」의 一節)
三曲 ․ 사랑
저 혼자 부는 바람이 찬 머리맡에서 운다. 어디서 가던 길이 끊어졌는지 사람의 손은 빈 거문고줄로 가득하고 창밖에는 구슬픈 승냥이 울음소리가 또 다시 만리길을 달려갈 채비를 한다.
시냇가에서 대답하려무나. 워이가이너 워이가이너
다음날 더 큰 바다로 가면 청천에 빛나는 저 이슬은 누구의 옷 속에서 다시 자랄 것인가.
사라지는 별들이 찬 바람 위에서 운다. 만 리 길 밖은 베옷 구기는 소리로 어지럽고 그러나 나는 시냇가에 끝까지 살과 뼈로 살아있다.
시집 『허무집』(칠십년대 동인회, 1971) 중에서
강은교 시인 / 운조
운조가 걸어간다/ 운조가 걸어간다/ 푸른 지평선 황토치마 벌리고/ 한 모랭이 지나 화살표 사이로/ 두 모랭이 지나 화 살표 사이로/ 운조가 걸어간다, 마음떨 며 운조가 걸어간다
네가 떠난 후에 너를 얻었다 지붕들은 떨림을 멈추고 어둠에 익숙한 하늘은 밥풀같은 별 몇 개 입술에 묻혔다
심장을 늘이고 있는 빨랫줄들 비스듬히 눈물짓고 있는 나무들 동그란 눈 치켜뜨고 있는 창문들
작은 집들은 타달타달 달리고 담벼락의 두 팔은 지나가는 풍경들을 부끄럽게 부끄럽게 안았다, 비애는 타달거리는 작은 의자
저 집속으로 나는 들어가야 하리 어둠을 몸에 잔뜩 칠하고 야단맞은 아이처럼 떨며 서 있는 비애를 안아주어야 하리
물안개들도 일찍 눈 뜬 날 네가 떠난 후에 너를 얻은 날
운조가 걸어간다/ 운조가 걸어간다/ 푸른 지평선 황토치마 벌리고/ 한 모랭이 지나 화살표 사이로/ 두 모랭이 지나 매 혹 사이로/ 운조가 걸어간다, 마음떨며 운조가 걸어간다
시집 『네가 떠나고 너를 얻었다』(서정시학, 2011)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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