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초 시인 / 돌팔매
바다에, 끝없는 물ㅅ결 위으로, 내, 돌팔매질을 하다. 허무에 쏘는 화살셈 치고서.
돌알은 잠ㅅ간 물연기를 일고, 금빛으로 빛나다 그마, 자취도 없이 사라지다.
오오, 바다여! 내 화살을 어디다, 감추어 버렸나,
바다에, 끝없는 묻ㅅ결은, 그냥, 가마득할 뿐......
석초시집, 을유문화사, 1946
신석초 시인 / 고풍(古風)
분홍색 회장저고리 남끝동 자주고름 긴 치맛자락을 살며시 치켜들고 치마밑으로 하얀 외씨버선이 고와라. 멋들어진 어여머리 화관 족두리에 황금 용잠 고와라. 은은한 장지 그리메 새 치장하고 다소곳이 아침 난간에 섰다.
< 시문학>1971.7 .창간호
신석초 시인 / 삼각산 옆에서
이 산 밑에 와 있네. 내 흰 구름송이나 보며 이 곳에 있네.
꽃이나 술에 묻히어 살던 도연명(陶淵明)이 아니어라.
어느 땅엔들 가난이야 없으랴만 마음의 가난은 더욱 고달파라.
눈 깨면 환히 열리는 산 눈 어리는 삼각산 기슭 너의 자락에 내 그리움과 아쉬움을 담으리.
소스라쳐 깬 하늘 같은 것
출렁이는 바다 물결 같은 것
깊고 또 높은 것이여.
이 산밑에 와 있네.
내, 흰 구름송이나 보며
이곳에 있네.
< 현대문학>1963.10.에[삼각산 밑에서]라는 제목으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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