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인과 시(근대)

이병각 시인 / 연모(戀慕)

by 파스칼바이런 2019. 8. 9.

이병각 시인 / 연모(戀慕)

 

 

나의 호반(湖畔)을 날아다니는 어린 나비는

호박으로 만들어진 궁(宮0속에서 나왔읍니다.

청(靑) 나일보다 맑은 호수를 보았읍니다.

 

나의 아씨보다 아름다운 나비가 있거든

민들레 두견화 할것없이 할미꽃 삼월이라도 좋으니

나의 호반에 돌려보내 주세요.

 

돌풍이 불면 호수는 외로와지고

나의 소녀는 나비처럼 지쳐진답디다.

당신은 앙상한 호저(湖底)의 바위를 보시렵니까?

 

 


 

이병각(李秉珏) 시인(1911~1941)

호는 몽구(夢駒). 호적명 이인대(李仁大). 1911년 경북 영양 출생. 일본 츄오대학(中央大學)을 중퇴. 1933년 9월 14일자 『조선일보』에 시 「시대의 총아(寵兒)」를 발표하며 문단활동을 시작. 초기에는 「‘아드와’의 원수를!-뭇솔리니의 부르는 노래」(1935), 「오즉 진군할 따름이다!-속(續) 뭇솔리니의 부르는 노래」(1936) 등을 통해, 자본주의나 제국주의 자체를 비판, 풍자하는 경향을 보임으로써 당대 카프계열 시의 한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흔히 그의 대표작으로 일컬어지는 1930년대 후기의 「사당」(1939),

「연모」(1939), 「소녀」(1939) 등에서는 언어의 조탁을 통해 낭만적 정조를 드러내는 방향으로 변모된 모습을 보여준다. 시 이외에도 콩트 「눈물의 열차」(1935), 「오전」(1935), 「사생아가(私生兒街) 풍경」(1936) 등과 수필 「제야의 속성」(1936), 「칩거기(蟄居記)」(1940) 등, 그리고 평론 「리알리즘의 재음미와 ‘폐촌’의 김소엽씨에게」(1935), 「시에 대한 우감(愚感) 이삼-반난해(半難解)의 시」(1935), 「창작방법과 ‘로맨티즘’의 위치」(1935), 「풍자와 우화시에 대하야」(1936), 「향수(鄕愁)하는 소시민-김광균 ‘와사등’의 세계」(1939) 등을 발표하였다. 1941년 폐결핵으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