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한 시인 / 빛깔 없고 말없는
빛은 낡아 없어지나니 향기도 스러지나니 꽃은 떨어지고 먼지앉아 설움만 더하나니 눈물은 바람에 마르고 목소리도 설워가나니 떠날때 보낸 '베에제'도 기억조차 스러지나니 님이여 눈물도 꽃도 기억도 믿지 못할러라 세월을 따라 새롭는 것은 오직 빛깔없고 말없는 '마음'이러라
주요한 시인 / 구작 삼 편(舊作三篇)
우리는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오, 칼이나 육혈포나. 그러나 무서움 없네. 철창 같은 형세라도 우리는 웃지 못하네. 우리는 옳은 것 짐을 지고 큰 길을 걸어 가는 자일세.
우리는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오. 비수나 화약이나. 그러나 두려움 없네. 면류관의 힘이라도 우리는 웃지 못하네. 우리는 옳은 것 광이삼아 큰 길을 다스리는 자일세.
우리는 아무 것도 든 물건 없오. 돌이나 뭉둥이나. 그러나 겁 아니 나네. 세사 같은 재물로도 우리는 웃지 못하네. 우리는 옳은 것 칼해 잡고 큰 것을 지켜 보는 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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