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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근대)

주요한 시인 / 빛깔 없고 말없는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19. 8. 22.

주요한 시인 / 빛깔 없고 말없는

 

 

빛은 낡아 없어지나니

향기도 스러지나니

꽃은 떨어지고 먼지앉아

설움만 더하나니

눈물은 바람에 마르고

목소리도 설워가나니

떠날때 보낸 '베에제'도

기억조차 스러지나니

님이여 눈물도 꽃도

기억도 믿지 못할러라

세월을 따라 새롭는 것은

오직 빛깔없고 말없는

'마음'이러라

 

 


 

 

주요한 시인 / 구작 삼 편(舊作三篇)

 

 

우리는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오,

칼이나 육혈포나.

그러나 무서움 없네.

철창 같은 형세라도

우리는 웃지 못하네.

우리는 옳은 것 짐을 지고

큰 길을 걸어 가는 자일세.

 

우리는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오.

비수나 화약이나.

그러나 두려움 없네.

면류관의 힘이라도

우리는 웃지 못하네.

우리는 옳은 것 광이삼아

큰 길을 다스리는 자일세.

 

우리는 아무 것도 든 물건 없오.

돌이나 뭉둥이나.

그러나 겁 아니 나네.

세사 같은 재물로도

우리는 웃지 못하네.

우리는 옳은 것 칼해 잡고

큰 것을 지켜 보는 자일세.

 

 


 

주요한 [朱耀翰, 1900.10.14 ~ 1979.11.17] 시인

1900년 평안남도 평양에서 목사 주공삼(朱孔三)의 8남매 중 맏아들로 출생. 시인 ∙ 언론인 ∙ 정치인. 호는 송아(頌兒). 필명은 벌꽃 ∙ 낙양(落陽) 등. 소설가 주요섭(朱耀燮)의 친형. 1912년 평양숭덕소학교, 1918년 일본 메이지학원(明治學院) 중등부 졸업. 1919년 동경의 제1고등학교 졸업. 1925년 상해(上海) 후장대학 졸업. 대학 재학시 상해의 독립신문 기자로 활동.

1919년 1월에 간행된 《학우》 창간호에 '에튜으트'라는 큰 제목으로 창작시 〈시내〉 ∙ 〈봄〉 ∙ 〈눈〉 ∙ 〈이야기〉 ∙ 〈기억〉의 5편을 발표하며 시작(詩作)활동 시작. 시집으로 『아름다운 새벽』 외에,  『3인시가집(三人詩歌集)』(三千里社, 1929),  『봉사꽃』(世宗書院, 1930) 등이 있고, 일반 논저로는  『자유의 구름다리』(泰成社, 1959),  『부흥논의』(大成文化社, 1963),  『안도산전서(安島山全書)』(三中堂, 1963) 등이 있음. 동아일보사와 조선일보사 편집국장 및 논설위원 및 화신상회(和信商會)의 중역 및 대한상공회의소 특별위원, 대한무역협회 회장, 국제문제연구소장, 민주당민의원의원 초선 및 재선, 4 ∙ 19 당시는 부흥부장관 및 상공부장관, 경제과학심의회 위원, 대한일보사 사장, 대한해운공사 대표이사 역임.1979년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