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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 시인 / 動動 21
비누로 만든 욕실에서 나는 유리컵이다, 아이스크림이다, 휘파람 부는 달팽이다
뱀의 혓바닥으로 나는 비눗방울이다, 스카이 콩콩 타고 요요! 요요! 말 달린다
줄무늬 고양이 꼬리를 잘라서 나는 알러지다, 히치콕의 검은 안경이다, 늙은 저수지다
목 조르기 세레모니를 하고 나는 등 없는 의자, 비닐 수의 입은 앉은뱅이 의자, 눈 뜬 미이라
손목을 돌려 빼니까 나는 식육점의 면장갑이다, 검은뼈다, 조제의 하얀 조개껍데기다
변기물이 쏴아아 빠지면서 나는 네가 던진 돌, 새벽에 죽은 뱀 껍질, 엄지에 붙은 새끼손가락
까마귀 한 마리 치솟아 빠져 나오는데 나는 빵이다, 쥐약이다, 농담이다, 모두 다 개꿈이다
아으, 動動다리
시집 『조용한 회화 가족 NO.1』(민음사, 2010) 중에서
조민 시인 / 하이쿠 1
N = R* × fp × ne × fl × fi × fc × L *
R* - 내 이름은 나만 부른다 fp - 그림자, 고래의 눈물, 해안선만 골라 먹는다 ne - 선물상자마다 엄마라는 어둠을 숨겨놓는다 fl - 줄넘기를 한다 수평선으로 fi - 비명을 먹는 공기로 다시 태어난다 fc - 내 무덤은 내가 만든다 L - 마침표를 찍는 데 겨우 삼백육십 년이 걸린다
N = 거미줄로 쓴다
* 드레이크 방정식, 외계지성체의 수를 계산하는 방정식
월간 『현대시학』 2012년 6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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