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화 시인 / 다시 인젠 천공에 성좌가... 원제 : 다시 인젠 천공(天空)에 성좌(星座)가 있을 필요가 없다
바다, 어둔 바다, 쭉 건너간 수평선 위,
다시 인젠 별들이 깜박일 필요는 없다.
파도 위 하늘 아래, 일찍이 용사이었던.
그러니라…… ―뱃머리를 돌려라, 돛을 꼬부리고. 남풍이다. 에헷! 그물 줄을 늦추고.
이마 위에 한 손을 얹고, 하늘을 우러러 얼굴을 들면,
별들은 꽃봉오리처럼 아름다왔다.
별들은 결코 속이지 않았다.
우리의 가슴은 바다인 듯, 고기들과 조개의 온갖 비밀을 알았고,
은하 오리온 먼 대웅(大熊)의 조그만 속삭임 하나, 우리의 귀는 빼 놓지 않았다.
우리의 몸은 새보다도 날래고 자유로워, 바람이나 파도는 얼른 우리 앞에 맞서지를 못했다.
거친 파도와 바람이, 우리들의 가슴 속에 묻어 놓은 것은, 자신과 굳은 신념 하나뿐이었다.
그러나 오늘밤 얼굴의 깊은 주림과 꺼진 눈자위가 밤하늘보다 오히려 어두워, 타고 있는 조그만 배가 장차 닿을 항구의 이름조차 알 수가 없다.
살림의 물결, 가난의 바람은, 현해(玄海) 바다보다도 거세고 매웠던가?
마음과 얼굴에 함부로 파진, 깊고 어둔 골창들은 험한 생애의 풍우가 물어뜯은 지울 수 없는 상처들.
그 곳에서 흐른 아프고 붉은 이야기가, 고향의 온갖 들과 내 위에 노래가 되어 흐르고 있다.
푸른 잎, 붉은 꽃과, 누른 열매, 가없는 하늘 밑에 드러누운 대륙의 헤아리기 어려운 삼림을 기르랴 너무나 비싼 생명들은 녹아,
아아! 벌써 한 개 숙명인 얼굴에, 그 메마른 피부 위에 어둔 해협의 밤바람이 부딪친다.
앞에도 뒤에도 얼굴 아낙네, 아이, 어른, 한 줌의 얼굴들
―눈들은 제각각 알지 못할 운명에 촛불처럼 떨고 있다.
대체 이런 똑같은 얼굴들이, 아아! 그대들은 다 형제인가…… 통 통 통 통 국법을 어기는 명백한 음향이 현해 어둔 바다 하늘 위에 떨린다.
―아아 북구주 해안엔 대체 무엇이 기다린단 말인가!
쳇 쓸데 없는 별들이다.
인젠 곱다란 연락선 갑판 위 성장한 손들 머리 위나 빛나거라.
―너희는 그들의 사랑과 축복의 꽃다발이리라.
몇 번 너희들은 이러한 밤, 정말 몇 번 눈 밝은 경비선을 안내했는가?
듣거라, 하늘아! 다시 인젠 바다 위에 성좌가 있을 필요는 없다.
현해탄, 동광당서점, 1938
임화 시인 / 담(曇)―1927
부르죠아지의 ××― 1918 이백만의 프롤레타리아를 웰탄 요새에서 ××한 그놈들의 ××행위는 악학(惡虐)한 수단은 스팔타키스트의 용감한 투사 우리들의 칼, 로사를 빼앗았다. 세계의 가장 위대한 프롤레타리아의 동무를 혁명가의 묘지로 몰아 넣었다. 그러나 강철 같은 우리의 전열은 ×인자(人者)―그들의 포학(暴虐)도 궤멸케 하지를 못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그놈들은 완강하다 그놈들의 허구수단(虛構手段)과 ××행위는 아직도 지구의 도처에서 범행되어 간다 1917―태양이 도망간 해 세계의 우리들은 8월 20일 지구발전보(地球發電報)를 작성하였다
제1의 동지는 뉴욕 사크라멘트 등지에서 수십 층 사탑(死塔)에 폭탄 세례를 주었으며 제2의 동지는 핀랜드에서 살인자 미국(米國)의 상품에 대한 비매동맹(非買同盟)을 조직하였고 제3의 동지는 코―펜하겐에 아메리카 범죄자의 대사관을 습격하였으며 제4의 동지는 암스텔담 궁전을 파괴하고 군대의 총 끝에 목숨을 던졌고 제5의 동지는 파리에서 수백 명 경관을 ××하고 다 달아났으며 제6의 동지는 모스크바에서 치열한 제3인터내쇼날의 명령 하에서 대 시위운동을 일으키었고 제7의 동지는 도―쿄에서 ××자(者)의 대사관에 협박장을 던지고 갔으며 제8의 동지는 스위스에서 지구의 강도 국제 연맹 본부를 습격하였다 (그때의 그놈들은 한 장에 이백냥(二百兩)짜리 유리창이 깨어진 것을 탄식하였다―눈물은 염가(廉價)다) 오오 지금 세계의 도처에서 우리들의 동지는 그놈들의 폭압과 ××에 얼마나 장렬히 싸워가고 있는가
그러나 인류의 범죄자 역사의 도살자인 아메리카 부르조아의 정부는 사랑하는 우리의 동지 세계 무산자의 최대의 동무 작코, 반제티의 목숨을 빼앗았다 전기로― (프롤레타리아―트의 발전(發電)하는 전기로)
그러나 제2인터내쇼날은 드디어 양동지(兩同志) 구명(救命) 아메리카 위원회의 전세계 노동자의 제너럴 스트라익의 요망을 모반하였다. 그들은 이미 우리의 힘이 아니다 프롤레타리아의 조직이 아니다 룸펜 인테리겐차―의 허울 좋은 도피굴이다
우리들은 새로운 힘과 계획을 가지고 전장에로 가자 우리는 작코, 반제티를 죽인 전기의 발전자(發電者)가 아니냐 우리들은 세계의 일체(一切)를 파괴하고 세계의 일체(一切)를 건설한다 그놈들은 우리들에게 ××을 교사하였다 가장 미운 ××의 교사자 그놈들을 재판하여라 지구의 강도 인류의 범죄자에게 사형을 주어라
그러고 우리들은 발전(發電)을 하자 우리의 전열에 새로운 힘을 보내기 위하여 동무여 그놈들에게 생명을 도적맞은 우리들의 사랑하는 전위여 조금도 염려는 말아라 뒤에는 무수한 우리가 있지 않느냐 가장 위대한 세계 프롤레타리아―트의 조직이
오오 우리는 안다 작코, 반제티군(君) 등이 죽지 않은 것을 거리[街里]마다 가득한 그대들의 시체를 태양을 물들인 그대들의 핏방울을
폭풍우다 ××이다 우리들의 진격하는 전열을 향하여 두 동지는 외어치지 않느냐 세계의 동지야― 1927―리아 ××에 대하기를 ××으로 우리들은 동무와 같이 용감하게 전장에로 가자
예술운동, 192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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