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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안 시인 / 나탈리 망세*의 첼로
나탈리 망세, 그녀는 다리를 벌리고 그 가랑이 사이에 첼로를 세워 품에 안고 연주했다. 알몸의 창녀가 무릎 굻은 예수를 품에 안자, 당신의 손은 어디를 질척거렸던가. 고질적인 몸과 예수, 성경과 외설의 지퍼를 번갈아 더듬어 내리는 첼로는 권세 였다. 보수적 낭설을 표방하는 클래식 성기였다. 그녀는 급기야 첼로의 나뭇결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나무의 싱싱한 무늬결을 따라 들어간 그녀가 옹이로 박혔다.
성근 이파리들과 비릿한 정액 냄새가 묻은 나뭇잎을 털다가 음악의 메아리가 번져 나오던 저녁, 나탈리 망세의 질 속으로 높은잠자리 한 마리 날아가는 신문이 던져졌다. 인터넷 소식에 귀 기울이던 누군가는 조만간 진보의 음계를 눈으로 읽게 될 것이다
나탈리 망세의 첼로처럼 권세의 모랄은 다양하다. 그녀는 목사가 조직적으로 깎아놓은 최면의 입성을 벗어 던졌다. 그녀는 첼로와 함께 오르가즘의 활을 당기며 세상을 쏟아 놓았다.
무서울 정도로 어떤 목수는 잔인한 음부의 권능을 즐긴다. 라탈리 망세, 그녀는 흩어진 말씀의 파편들을 긁어 모아 첼로와 함께 그녀의 자궁 속으로 밀어 넣었다. 이제 곧 신은, 엄중한 당신의 메시지조차 봉인으로 거두리라.
* 스위스 출신의 누드 첼리스트
시집 『나탈리 망세의 첼로』(천년의시작, 2008) 중에서
강희안 시인 / 거미는 몸에 산다
말문이 트이자마자 그는 실실 혀를 굴린다. 저마다의 뼈와 관절을 풀어 놓는다. 마음이든 시간이든 질질 늘려 팔이든 얼굴이든 닥치는 대로 얽어맨다. 이마도 여러 겹 굵은 노끈으로 동여맨 지 이미 오래다. 그는 머리마저 까무룩 밀어 버린 채 바깥일엔 무관심한 척한다. 오직 말을 잃은 입만이 그의 전생애인 듯 오물거린다. 생각이 쏟아질까봐 전전긍긍한다. 그는 용의주도하게 온 몸마저 친친 감아 버렸다. 시간의 허구렁을 샅샅이 뒤져도 보이지 않는 매듭, 바람마저 드나들 수 없는 배꼽 하나 짓고 있었다. 구렁구렁 고이는 가래를 뱉으며 그는 곁눈질만 한다. 말의 촉수를 거두어 들이자 영생을 얻었는지 고즈넉하다. 그는 조만간 돌이 될 것이다
시집 『거미는 몸에 산다』(문학과경계사, 2004)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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