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억 시인 / 무심(無心)
평양(平壤)에도 대동강(大同江) 나간 물이라 생각을 애에 말까 해도 그리워 다시금 요 심사(心思)가 안타까워서 이 가슴 혼자로서 쾅쾅 칩니다.
얄밉다 말을 할까 하니 얄밉고, 그립다 생각하니 다시 그리워 생시(生時)랴 꿈에서랴 잊을 길 없어 억울한 요 심사(心思)에 내가 웁니다.
공중(空中)을 나는 새도 깃을 뒀길래 오갈 제 산(山)을 싸고 돌지 않던가 못잊어 원수라고 속이 상킬래 이 가슴 혼자로서 부숴댑니다.
안서시초, 박문서관, 1941
김억 시인 / 바다를 건너
바다를 건너, 푸른바다를 건너 저 멀리 머나먼 바다 저편(便)으로 그윽하게 보이는 흰돛을 달고 가는배……
바다를 건너, 푸른바다를 건너 머나먼 저 바다의 수평선(水平線)우으로 끊임없이 홀로 가는 언제나 하소 많은 나의 꿈……
안서시집, 한성도서주식회사, 1929
김억 시인 / 바다 저 편(便)
바다를 건너, 푸른 바다를 건너 저 멀리 머나먼 바다의 저 편(便)에 그윽하게도 보이는 흰 돛을 달고 가는 배, ……
바다를 건너, 푸른 바다를 건너 머나먼 저 바다의 수평선(水平線) 위로 끊지도 아니하고 홀로 가는 언제나 하소연한 나의 꿈, ……
해파리의 노래, 조선도서주식회사, 1923
김억 시인 / 배
끝도 없는 한바다 위를 믿음성도 적은 사랑의 배는 흔들리우며, 나아가나니,
애닯게도 다만 혼자서, 그러나마 미소(微笑)를 띠우고 거칠게 춤추는 푸르고도 깊은 한바다의 먼 길을 사랑의 배는 나아가나니, 아아 머나먼 그 끝은 어데야.
희미한 달에 비치어 빛나며, 어두운 끝모를 한바다 위를 배는 나아가나니.
해파리의 노래, 조선도서주식회사, 1923
김억 시인 / 버들가지
무심(無心)타 봄바람에 꽃은 폈다가, 헛되이 그 바람에 지고 맙니다.
서럽지 않을까요, 젊으신 서관(西關) 아씨.
오늘도 능라도(綾羅島)라, 버들개지는 물위를 혼자 돌다 흘러갑니다.
가엽지 않을까요, 젊으신 서관(西關) 아씨.
안서시집, 한성도서주식회사,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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