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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인 시인 / 눈거풀
세상에서 가장 큰 보자기 이것이 내려 덮이면 빛 사라지네 꽃 사라지네 볕살 속 부유하던 먼지 알갱이도 내 앞에서 눈 맞추던 너도 사라지고 없네
졸리운 눈거풀 내리면 한정 없는 어둠의 나락, 깊고 말랑하고 나른해지던 아른아른 의식의 사이로 빠르게 빠져나가던 기류
먹물 빛 어둠도 어둠이지만 어둠도 세상이 덮히는 보자기라지만 몇 오락 빛만으로도 사물의 그늘 속으로 숨던 거 아는데 얇은 입술만 같은 눈거풀이 잠금장치 없이도 철걱 닫히면 우주가 사라진다는 거 아는데
질끈 눈 감아도 사라지지 않는 내 안의 어린마을을 아네 여섯 살 깡동치마 논두렁에 앉아 작은 꽃별들 갸우뚱 들여다보는... 솜털머리칼 하염없이 날리는.. 내 안의 연두그림 몇 장, 덮이지 않는 지울 수 없는
월간 『시인동네』 2017년 4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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