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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일표 시인 / 당신의 리듬
누가 나를 여기에 구겨넣었나 얼음 속에 박힌 버드나무처럼 빼도 박도 못하는 팔의 형식 다리의 형식 어쩌다 여기서 나는
꽃병 속의 꽃처럼 요지부동의 리듬 리듬의 시녀
배도 안 고프고 두 다리 멀쩡한데 나는 밥을 먹어야 하고 다리 없는 사람처럼 착석해야 하고 벌써 몇 백 년째 뼈가 기억하는 두꺼운 외투 점점 무거워지는 지루한 외투
살도 벗고 당신도 벗고 당신의 웃음도 벗고 사방으로 번지는 천연의 물결무늬처럼 오직 삭발한 머리통으로 부서지고 싶은
편육 속에 박힌 팔다리 단호하게 깨지지도 않고 흐물흐물 물컹거리다 사각으로 잘리는
누가 나를 여기에 차가운 빗돌로 세웠나 리듬도 박자도 없이 저무는 오후가 되었나
월간 『시와 표현』 2017년 2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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