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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종태 시인 / 유곽을 위한 세레나데

by 파스칼바이런 2019. 11. 27.

김종태 시인 / 유곽을 위한 세레나데

 

 

다리를 절룩거리며 생선을 물고 왈츠의 선율처럼 달려가는 고양이, 모래알을 튕기고 흙먼지를 잠재우며 사선으로 떨어지는 저녁 빗줄기, 라이터가 켜지지 않을 때 다가가 보는 자판기 불빛, 붉은 지느러미가 고무지우개처럼 뭉개져 산 채로 보도블록에 버려진 금붕어 새끼, 용의자의 타액을 숨긴 채 하수구 속으로 굴러 들어간 타다 만 담배꽁초, 수소풍선처럼 날아다니다 무료한 전봇대 위에 걸려버린 검정 비닐봉지, 병든 혼을 위로하며 무수히 깜빡거리는 점집 담벼락에 매달린 백열전등, 마른장마를 견디며 부지런히 새순을 키우는 산세베리아 버려진 화분 테두리, 어둠 속에서도 파닥거리는 텃새의 날갯짓처럼 피어나는 골목 귀퉁이 병원의 초록 십자가

 

월간 『시와 표현』 2016년 11월호 발표

 

 


 

김종태 시인

경북 김천에서 출생.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 및 同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문학박사). 1998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떠나온 것들의 밤길』(시와시학사, 2004)이 있음. 청마문학연구상, 시와표현작품상, 문학의식작품상 수상. 현재 호서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