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태 시인 / 유곽을 위한 세레나데
다리를 절룩거리며 생선을 물고 왈츠의 선율처럼 달려가는 고양이, 모래알을 튕기고 흙먼지를 잠재우며 사선으로 떨어지는 저녁 빗줄기, 라이터가 켜지지 않을 때 다가가 보는 자판기 불빛, 붉은 지느러미가 고무지우개처럼 뭉개져 산 채로 보도블록에 버려진 금붕어 새끼, 용의자의 타액을 숨긴 채 하수구 속으로 굴러 들어간 타다 만 담배꽁초, 수소풍선처럼 날아다니다 무료한 전봇대 위에 걸려버린 검정 비닐봉지, 병든 혼을 위로하며 무수히 깜빡거리는 점집 담벼락에 매달린 백열전등, 마른장마를 견디며 부지런히 새순을 키우는 산세베리아 버려진 화분 테두리, 어둠 속에서도 파닥거리는 텃새의 날갯짓처럼 피어나는 골목 귀퉁이 병원의 초록 십자가
월간 『시와 표현』 2016년 11월호 발표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김상미 시인 / 그녀와 프로이트 요법 외 1편 (0) | 2019.11.28 |
|---|---|
| 송종규 시인 / 어린 별들이 가득한 창공에서 외 1편 (0) | 2019.11.27 |
| 천수호 시인 / 백우(白雨) (0) | 2019.11.27 |
| 홍일표 시인 / 당신의 리듬 (0) | 2019.11.27 |
| 김추인 시인 / 눈거풀 (0) | 2019.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