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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시인 / 우리들의 생각
혹시라도 우리들의 생각 속에 오른 팔만 둘인 인간을 꿈꾸고 있는 건 아닌지 몰라.
혹시라도 우리들이 만들고 싶은 세상이 모두가 오른 손으로 밥을 먹고 오른 팔로만 서로 부둥켜안고 행복해 하는 세상은 아닌지 몰라
우리들의 생각이
나의 오른 팔과 상대의 왼팔이 서로 마주 껴안을 때 가슴 뭉클해지는 행복을 느낀다는 것을 알면서도 애써 잊어버리려고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혹시라도
우리들의 생각 속에
우리가 아닌 오직 내가 이 세상에 일만, 십만, 백만, 삼천만, 오천만이 살아가는 것을 꿈꾸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진다. 우리들의 생각이.
시집 『어둠이 깊를수록 더욱 빛나는 별같이 살라하고』(시산맥, 2019) 중에서
김종원 시인 /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2.
아름답게 산다는 것이 때론 서러움을 견뎌야 하는 막막함일 수도 있지만 나무들이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긴 겨울을 나듯이 인간들도 서로의 어깨에 기대고 살아가는 일이란 것을 알 수는 없을까 욕심을 버리고 서로의 아픈 가슴 어루만져 주며 그렇게 살아 갈 수는 없을까. 가을이 깊어지면 제 스스로 적당히 버릴 것들을 버리며 함께할 봄을 준비하는 나무들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는 없을까.
시집 『어둠이 깊를수록 더욱 빛나는 별같이 살라하고』(시산맥, 2019) 중에서
김종원 시인 / 돌아 올 수 있을까
돌아 올 수 있을까 어둠이 자욱하게 내린 골목길, 지나온 시간들이 남긴 흔적들 움켜 쥔 손 주머니 깊숙이 넣고 지금 집을 나서면 가슴 속 쌓이고 쌓인 그리움들 훌훌 털어 버릴 수 있을까 이룰 수 없는 꿈 이룰 수 없는 사랑 이룰 수 없어 가슴 깊이 품고 살아가야만 하는 서늘한 그리움 돌아 올 수 있을까 세월이 가도 상처야 지워 버릴 수 없겠지만 어떻게든 흔적이야 남게 되겠지만 평생 두 발을 땅에 딛고 직립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나이테처럼 자꾸만 쌓여 간다는 것. 바람처럼 한 평생 돌고 돌아 운명처럼 다시 제자리로 돌아 올 수 있을까 처음 마주쳤던 막막한 그 곳으로.
엔솔로지 『소금시 발』(시와 소금, 2019) 중에서
김종원 시인 / 그리 멀지도 않았다 - 20180427
그리 멀지도 않았다 가슴 조이며 기다릴 일도 아니었다 가슴을 열고 서로를 향한 따뜻한 사랑 의심하지만 않는다면 서로 손 마주 잡고 웃을 수 있다면 함께 미래로 미래도 나아가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서로에 대한 의구심 떨쳐버리기만 한다면 서로에 대한 편견 모두 버리기만 한다면 두려워할 일도 아니었다 그렇게 먼 길을 돌아 올 일도 아니었다. 함께 행복해 지는 길 뚜벅 뚜벅 나아가는 그 길이 그리 낯설지도 않았다.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우리가 두려워했을 뿐이었다.
계간 『시와 산문』 2018년 겨울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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