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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산 시인 / 날다
벚꽃 잎이 날고 있다 날아가는 꽃잎이 지워지다 차창에 하나씩 달라붙는다
달라붙어 파닥인다 날았던 자세를 떠올리고 꿈틀대며 날개의 형상을 기억해낸다
나는 것은 가벼운 것이 아니다 젖은 무게가 잠시 몸을 말린다 가벼워 다시 날다 젖어 가라앉는다 가벼워 젖고 무거워 난다
벚꽃 잎이 날다 차창에 달라붙는다 달라붙어 날개를 단다 날개만큼 더 무거워지고 다시 젖는다 날다 젖다 가라앉는다 가벼운 것들은 없어진 무게를 가지고 있다
비가 온다 아무 것도 날지 않는다 벚꽃 잎이 날리고 있다
계간 『딩아돌하』 2018년 여름호 발표
황정산 시인 / 지키다
종소리를 듣고 하는 말은 아닌 단 하나의 총알이 남아있을 때 하는 말인 꿈꾸는 자들 듣지 못하고 초원에 맹금을 날리는 자들 알지 못하는 지키다
주어는 지워지고 목적어를 잃어버린 지키다
넘어오는 것들이 유령이 되고 희미한 선이 강철 장벽이 되어도 깊이 숨겨야 모두 없어지므로 지키다
유령들은 여러 번 살아나 다시 죽고 애인과 아이마저 잃은 혁리*가 취한 말들**을 몰고 떠나
지키다 지키다 지키다가 지키다를 지키다
계간 『딩아돌하』 2018년 여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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