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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 시인 / 노인
주름살과 옷주름이 서로 구붓한 사이와 식으로 노인은 이야기한다. 시든 몸으로 노인이 형상화하는 공포와 좌절은 아뭏지도 않고 다만 오래되고 곤하게 흐드러진 낮잠을 자고 불면의 밤도 없이 아뭏지도 않게 이웃들의 안부를 잡순다.
노인이 개탄하는 유일한 현실은 새로운 사진이 오래된 사진처럼 등장하는 현실이다. 가까운 이에게 노인은 오랫동안 앞서 살지 않고 바다 건너 먼 곳에서 도착한 노인, 이상하게 낯익은 소식을 들고 온, 그래서 더 공포스러운 노인이다.
너무 평온해서 더 진한 낯익음은 이상하게 소식의 나이를 300년 넘게 만든다.
‘내 몸은 폭풍이다’ 그 말도 그렇게 만든다
확산도 무아경도 없이 실종이 투명하다. 희망은 이미 오래됨의 희망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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