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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철 시인 / 산화(散化)
너무 일찍 떠난 당신을 생각하면서 산길을 걷고 있습니다 자작나무 아래
파헤쳐진 몸통을 가까스로 매달고 있는 산비둘기의 암갈색 머리 그 짧은 깃털에 박힌 햇살이 나의 눈길을 묶습니다 生들의 격렬한 의지에 온 산이 마음을 졸였을 것입니다
散散이 흩어지고 있는 몸통에서 바람이 일어 오래전 태어나면서부터의 기억과 그 이전의 멀고 먼 오래전의 기억들이 먼지가 되어 흩날립니다 흩어져 날린다는 건 더 이상 묶이지 않겠다는 것이겠지만
나무의 뿌리가 새의 부리를 감싸 어둠 속으로 데려가고 있습니다 풀린 내 마음이 암흑물질처럼 부유하고 있습니다
부리와 뿌리가 만든 나무의 날개가 당신이 떠난 쪽으로 날아가고 있습니다
지난봄의 햇살과 내년 봄의 햇살과 사천 년 전 미라를 만들던 봄의 햇살이 아무런 의지도 없이 태초의 어둠처럼 내 몸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계간 『시와 문화』 2019년 여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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